친환경 포장재 시장 주요 동향

친환경 포장재란?
환경부는 친환경 포장( Environment Friendly Packaging)을 ‘환경에 위해를 주는 요소를 최소화시켜 환경 영향이 저감되도록 개발한 포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포장재는 3R(Reduce(절감), Reuse(재사용), Recycle(재활용)) 가이드라인에 주안점을 두고 설계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MARC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친환경 포장재 시장 규모는 약 168억 달러였으며, 2024년에는 약 286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다른 시장조사기관의 자료들도 금액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뿐 장기적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친환경 포장재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시기는 1994년이다.

당시 EU가 발표한 ‘패키징(포장) 및 패키징 폐기물 지침(EU Directive 94.12.EC)’은 △포장 폐기물을 포장재로 재사용할것, △폐기물 최소화, △환경보호, △무역장벽 및 경쟁 왜곡요소 제거를 목표로 삼고 △환경과 무역문제 동시 해결, △폐포장재 수거시스템 구축, △회수와 재활용 목표 설정, △필수요건준수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친환경 포장(Green Packaging)이라는 용어도 없었고,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도 적어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이후 2004년 EU가 지침을 개정해 포장재의 개념을 구체화하고 재활용 촉진을 위해 상품에 재질 표기를 의무화하면서 유럽과 아시아 등 주요 국가들이 국제표준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아시아 친환경 포장 표준규격’이 발표됐으며, 국제표준화기구(ISO)가 2012년 국제표준을 공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 포장재에 대한 각국의 법안 마련과 기업들의 연구개발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친환경 포장재의 연구개발 대상은 종이, 유리, 플라스틱, 캔(금속) 등 현존하는 모든 포장재가 포함된다. 그 중에서도 최근 친환경 포장재 시장은 ‘플라스틱’이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이나 캔 등은 자원 가치가 있어 어느 나라든 재활용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만,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쉽지 않아 대부분 매립해왔다. 그러나 누적된 폐기물 처리문제, 전 세계적인 환경오염 이슈, 플라스틱 관련 규제 강화 등으로 대체재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많은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친환경 플라스틱 포장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플라스틱 포장재는 범위를 넓히면 페트병부터 다양한 종류의 합성수지까지 포함하는데다 세계 각국의 포장재 시장에서 적게는 50% 이상, 많게는 70%까지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7월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대상 포장재의 출고·수입 현황에서 2020년 플라스틱 관련 소재의 비중은 무려 63.1%에 달했으며, 5년간 지표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표 참조)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동향
콜드체인 관련 상품과 일반 상품에게 적용되는 포장재의 상당수는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한 것이다. 페트병, 식품포장재, 샴푸용기, 스티로폼은 물론이고 흔히 비닐이라고 부르는 것도 플라스틱으로 만든 필름이다.

석유에서 추출하는 플라스틱은 강도가 우수하고 제조단가가 저렴하며, 가공이 용이해 공산품부터 식품류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이러한 플라스틱 포장재의 최대 단점은 분해 되는데 최소 약 100년에서 500년 이상 걸린다는 점이다.

인류가 처음 만든 플라스틱 소재는 1907년에 나온 베이클 라이트인데, 지금도 썩지 않고 묻혀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농담이 근거가 없는 건 아닌 셈이다. 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는데, ‘네이처(Nature Climate Change)’지는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양이 2015년 16.7억CO2e였으며, 2020년은 20억 CO2e. 2050년에는 54억CO2e로, 연평균 3.4%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과 연구기관들은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과 상품화에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는 옥수수 등 으로 만든 바이오매스를 사용하는데, 시간이 흐르면 썩는 생분해성과 폐기작업이 필요한 난분해성으로 나뉜다. 바이오 플라스틱임에도 난분해성 제품을 만드는 이유는 가전제품처럼 장기간 내구성을 유지해야 하는 제품에 사용하기 위함이다.

난분해성 소재(Bio PE, Bio PP, Bio PET 등)는 원료 중 바이오매스가 30% 수준이며, 제조 시 탄소를 70%가량 절감할 수 있고 재활용도 용이하지만 폐기가 과제로 남아있다. 생분해성 소재(PLA, PHA, Starch blends 등)는 바이오매스를 50~70% 이상 사용해 탄소 절감은 물론 완전 분해도 가능하지만 단가가 비싸다. 기존 플라스틱처럼 석유화합물로 만든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PBS, PBAT 등) 소재도 있는데, 분해 속도와 유연성이 우수하지만 탄소 절감 효과가 거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유럽의 플라스틱 관 련 기업 연합체인 ‘ European Bioplastics’가 202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의 점유율은 58.1%를 차지했다. 이는 2017년 대비 15.2% 증가한 것이다.

European Bioplastics는 향후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은 난분해성보다 생분해성 소재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표 참조)

 

PLA(Poly Lactic Acid)는 초창기 가격이 kg당 8~10달러 였으나 최근 kg당 2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널리 사용되고 있다. 생분해성이 있어 1회용 또는 다회용 공산품(컵 등)이나 식품류를 포장하는 플라스틱 필름 등에 활용되고 있다. 현재 미국 NatureWorks사가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PLA 필름을 개발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PHA(Poly hydroxy Alkanoates)는 자연 분해되지 않고 특정 온도를 맞춰 퇴비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바다에서 자연분해되는 특성이 있어 해양오염 우려도 없다. 그러나 미생물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단가가 비싸고 대량생산 체계를 갖춘 기업이 드물다. 국내에선 CJ제일제당이 미국 Metabolix를 인수하면서 시장에 진출했으며 인도네시아에 연간 5,000톤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조만간 완공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이미 3만 톤의 선주문을 받았으며 2025년까지 생산 규모를 6만 5,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PBS(Poly Butylene Succinate) 시장은 독일 BASF사(연간 약 7.4만 톤)와 이탈리아 Novamont사(연간 약 10만 톤) 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며 국내는 솔테크와 에스엔폴(안코바이오 플라스틱스) 등이 생산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가 작아 사업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

기타 친환경 포장재 동향
플라스틱 외에 종이 제품의 친환경성 강화 노력도 꾸준하다.

종이의 경우 기존 플라스틱 용기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종이 음료병 등이 속속 상용화 소식을 전하고 있다. 다만 아직 종이만으로는 수분에 젖는 현상을 100% 차단할 수 없어 내부에 얇은 플라스틱 코팅막을 입힌 뒤 폐기할 때 쉽게 분리 배출해 종이와 플라스틱 모두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내구성 강화 등의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곧 순수 100% 종이만을 활용한 다회용 용기가 출시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리 포장재는 용기의 경우 수거 후 재활용이 일반적이며, 이것이 어려운 경우 건축자재로 재처리해 사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의류나 섬유제품 제조기업들은 페트병을 재활용 원료로 사용하는 rPET(Recycled Polyethylene terephthalate)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rPET를 이용해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만들어 제품화하는 것으로, 패션업계에서는 하나의 제품군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기존 포장재를 재활용하기 쉽게 개선해 친환경 포장재로 인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유럽에서는 기존 플라스틱 포장재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직접 인쇄하거나, 접착력이 강한 필름을 사용하는 대신 손쉽게 떼어낼 수 있거나 종이 등의 포장재를 커버 형태로 첨가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음료용기 표면에 부착하던 라벨을 분리하기 쉽게 변경하거나 아예 무라벨 생수병(아래사진)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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